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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살인의 추억' 소개 및 줄거리, 실제사건, 느낀 점

by 프리우지 2025. 3. 17.

 

살인의 추억 의 한 장면

영화) 살인의 추억 소개 및 줄거리

 

 

  • 장르: 범죄, 스릴러, 드라마
  • 국가: 대한민국
  • 감독: 봉준호
  • 주연: 송강호, 김상경, 박해일
  • 제작사: 싸이더스 픽쳐스
  • 개봉일: 2003년 4월 25일
  • 시간: 132분
  •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시청: 웨이브, 넷플릭스 등

 

줄거리

이 영화는 1980년대 후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단순한 사건의 재구성이 아니라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공포와 무력감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1986년, 작은 시골 마을에서 한 여성이 참혹한 모습으로 발견된다. 그리고 그게 끝이 아니었다. 비가 오는 밤이면 또 다른 여성이 사라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방식으로 무참히 살해된 채 발견되었다. 영화는 이러한 사건을 조사하는 형사들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그러나 경찰들은 무능하고, 제대로 된 증거도 확보하지 못한 채 엉뚱한 사람들을 범인으로 몰아간다. 심지어 폭력과 강압적인 수사로 가짜 자백을 받아내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나는 몇 번이나 손을 꽉 쥐었다. 왜 이렇게까지 무책임할까? 어떻게 이렇게 허술할 수 있을까? 시간이 지나면서 수사는 점점 미궁으로 빠지고, 피해자들은 늘어만 갔다. 형사들은 점점 지쳐갔고, 관객인 나도 숨이 턱 막혔다. ‘이러다가 결국 못 잡는 거 아냐…?’ 그 불안감은 끝내 현실이 되었다. 영화는 명확한 결말을 주지 않은 채, 범인의 정체를 알지 못한 상태로 끝이 나버린다. 그리고 그 끝맺음이 주는 허탈함과 씁쓸함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했다.

실제 사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유독 인상적이다. 형사 박두만(송강호)은 시간이 흘러 다시 사건 현장을 방문하고, 그곳에서 한 소녀를 마주친다. 그리고 소녀는 무심한 듯 말한다. “어떤 남자가 예전에 여기 와서 들여다보더라.” 그 말을 듣는 순간, 박두만의 표정은 굳어진다. 그리고 이내 카메라를 응시한다. 그 눈빛은 단순한 허탈함이나 실망감이 아니었다. 그것은 마치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듯했다. “당신도 알고 있지 않은가?”, “그 사람은 어쩌면 우리 곁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당시 이 영화가 개봉되었을 때, 관객들은 이 장면을 보고 깊은 여운과 공포를 느꼈다. 당시 이 사건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미제 사건이었고, 범인은 잡히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2019년, 진범이 밝혀졌다.

 

그의 이름은 이춘재.

그는 1986년부터 1991년까지 화성에서 발생한 연쇄살인을 포함하여 총 14명의 여성을 무참히 살해하고, 30건이 넘는 성범죄를 저질렀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는 당시 경찰 수사망을 피해갔고, 오히려 1994년 또 다른 사건으로 검거되어 복역 중이었다. 결국, 수십 년이 지나 DNA 분석 기술이 발전한 덕분에 그의 범행이 밝혀졌다. 이 사실이 공개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허탈함과 분노를 느꼈다. 오랜 시간 동안 그가 자유롭게 살아왔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으며, 그동안 경찰이 얼마나 무능하게 수사를 진행했는지를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영화 속에서 형사들이 끝없이 헤맸던 과정이 현실에서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었던 것이다.

 

느낀 점

 

이 영화를 보고 난 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안전한가?”, “지금 이 순간, 나를 보호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비 오는 밤, 홀로 길을 걸을 때 자연스럽게 뒤를 돌아보게 된다. 혹시 누군가 따라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발소리는 들리지 않는지, 핸드폰을 손에 꼭 쥐고 걸을 때도 있다. 영화 속 피해자들이 경험했던 공포가 단순히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들이 여전히 느끼고 있는 감정이라는 사실이 새삼스러웠다.

이춘재가 범죄를 저지른 대상은 모두 ‘여성’이었다. 그는 신체적으로 힘이 약한 여성들만을 노렸고, 비 오는 밤, 어두운 골목길에서 조용히 사라졌다. 그러나 더욱 충격적인 것은, 그의 범행이 반복되는 동안 경찰은 사건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으며, 심지어 허위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엉뚱한 사람들을 희생시키기까지 했다는 점이다. 만약 피해자들이 남성이었다면, 과연 경찰의 태도는 달랐을까? 사건이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방치될 수 있었을까? 이제는 범인의 얼굴도 밝혀졌고, 그의 범죄도 공식적으로 인정되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주는 공포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선명해졌다. 범인은 잡혔지만, 여전히 ‘그런 공포’는 존재하고 있다. 여성들이 일상적으로 느끼는 불안과 두려움은 과거의 것이 아니라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영화 속 마지막 장면에서 박두만이 던졌던 시선이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그것은 단순히 한 형사의 허탈함이 아니라, 지금도 불안을 느끼는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그 시선은 마치 이렇게 묻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정말 안전한가?” 이 영화는 단순한 범죄 스릴러가 아니라, 지금도 사라지지 않은 공포를 직면하게 만든다. 그리고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든다.

어쩌면, 아직도 ‘살인의 추억’은 끝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단지 우리가 모를 뿐, 지금도 어딘가에서 또 다른 누군가가 사라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공포를 온전히 체감하는 것은, 여전히 여성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