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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컴플라이언스' 소개, 인간의 심리+사회구조 느낀점, 스탠리 밀그램의 복종 실험

by 프리우지 2025. 3. 28.

 

<영화 소개 >

 

🎬 컴플라이언스 (Compliance)

  • 장르: 스릴러, 드라마
  • 국가: 미국
  • 감독: 크레이그 조벨 (Craig Zobel)
  • 주연: 앤 다우드, 드리마 워커, 팻 힐리
  • 제작사: Dogfish Pictures, Muskat Filmed Properties 등
  • 개봉일: 2012년 8월 17일 (미국)
  • 시간: 90분
  •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시청: 왓챠, 아마존 프라임, 애플 TV 

 

줄거리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젊은 여직원 베키. 어느 날, 가게 매니저 샌드라는 경찰이라 주장하는 한 남자에게 전화를 받는다. 그는 베키가 손님의 지갑을 훔쳤다는 혐의로 조사를 해야 하니뒷방에 가둬두고 수색을 해달라고 지시한다. 처음엔 의심스러웠지만, 그 목소리는 너무나도 논리적이고 단호하며 권위적이었다. 샌드라는 ‘경찰의 말이니까’ 그대로 따른다. 문제는 그 요구가 점점 도를 넘는 수준으로 향한다는 것. 옷을 벗기고, 수색을 하고, 수치심을 느끼게 만드는 행동까지 샌드라는 무비판적으로, 명령처럼 따르게 된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도 이 기이한 구조에 들어선다. 모두가 “그냥 시키니까”, “권위 있는 말이니까” 자신의 양심을 잠시 내려놓는다. 그들은 모두 ‘가해자’가 되었다. 그러나 아무도 자각하지 못한 채로.

 

 

 

 

인간의 심리+ 사회적 구조와 느낀 점 

 

이 영화는 단순한 범죄 이야기가 아니다. 복종권위, 책임의 분산, 무지, 그리고 사회적 압력이 만나 얼마나 쉽게 평범한 사람들이 ‘비도덕적 행위’를 저지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첫번째로는 권위에 대한 무비판적 복종이다.사람들은 ‘경찰’, ‘상사’, ‘전문가’ 같은 타이틀에 약하다. 심지어 목소리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그가 맞겠지”라고 판단하고 생각을 멈춘다. 두 번째로 책임의 분산“이다. 나는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에요.” 영화 속 누구도 주도적으로 악행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복종은 결국 누군가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세 번째로는 일상의 무지와 무관심이다. 익숙한 일상 속에서 도덕적 경계는 종종 흐려진다. “설마 이런 일이 벌어지겠어?” 그 ‘설마’가 현실이 되고, 그 사이에서 아무도 멈추지 않는다. 네 번째는 사회적 지위에 따른 위계 구조이다. 베키는 아르바이트생이고, 샌드라는 매니저다. 베키는 반항하지 못하고, 샌드라는 책임을 경찰에게 전가한다. 모두가 누군가의 ‘지시’ 혹은 ‘무력감’ 속에 숨어 있다. 이 영화를 보며 가장 무서웠던 건, ‘나도 저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였다. 주어진 상황과 권위에 압도된 순간, 생각은 멈추고, 복종이 시작된다. 나는 얼마나 스스로 판단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얼마나 타인의 권위에 기대어 내 양심을 미뤄두고 있을까. 그리고 얼마나 자주 “난 그런 사람은 아니야”라며 나의 가능성들을 외면하고 있었을까. 이 영화는 단지 ‘비극적인 사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 안에 잠재된 ‘무서운 평범함’을 마주하게 한다.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어도, 우리는 매일 판단하고, 복종하고, 침묵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 전에 “누가 시켰는가”를 먼저 생각하게 되는 구조. 그 안에서 진짜 위험한 건, 나 자신을 몰랐던 나일지도 모른다.

 

 

 

 

스탠리 밀그램의 복종 실험 

 

1961년, 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은 한 가지 질문에 집중했다. “사람들은 왜 권위에 복종하는가?” 그리고 그 질문은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실험은 이랬다. 참가자는 교사 역할을 맡고, 다른 한 사람은 제자 역할을 맡는다. 제자가 문제를 틀릴 때마다 교사는 점점 강한 전기 충격을 주라는 지시를 받는다. 충격은 최대 450 볼트까지 올라간다. 참가자는 중간에 비명을 듣고, 고통을 호소하는 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실제로 전기 충격은 없고, 비명은 녹음된 가짜 소리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참가자의 65%가 지시대로 450 볼트까지 전기 충격 버튼을 눌렀다. 이유는 단순했다. 그들은 실험 책임자에게서 “계속하세요, 실험을 위해 필요합니다”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 실험은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나 자신을 착하고 도덕적인 사람이라고 믿는 평범한 사람들이 단지 “권위자의 명령”이라는 이유로, 그토록 비윤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컴플라이언스>는 마치 이 실험의 실제판처럼 보인다. 경찰을 사칭한 남자의 목소리는, 실험실의 하얀 가운을 입은 관리자와 다를 바 없다.권위의 언어는 항상 조용하고 단정하며, 그래서 더 위험하다. 우리는 자주 착각한다. 악은 특별한 사람이 저지르는 특별한 행위라고. 하지만 진짜 위험한 건, 복종이라는 이름 아래, 아무런 의심 없이 선택되는 작은 결정들이다. 그 결정들이 쌓이면, 누군가는 그 피해자가 되고, 누군가는 가해자가 된다. 그리고 아무도 “내가 그런 사람일 줄 몰랐다”고 말한다.

 

나는 지금, 내가 눌러온 버튼들이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생각해본다. 직장에서, 가족 안에서, 사회 안에서, 나는 정말 ‘내 생각’으로 움직이고 있었던 걸까? 복종이 아닌, 판단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선 나 스스로에게 정직해야 한다. 그건 때로 불편하고, 외롭고, 책임을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래야만 나는 누군가에게 고통을 주는 버튼을 무심코 누르지 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