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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데몰리션' 소개 및 줄거리, 파괴와 치유란 , 느낀 점

by 프리우지 2025. 3. 17.

 

 

 

데몰리션의 한 장면

영화) 데몰리션 소개 및 줄거리

  • 장르: 드라마, 로맨스
  • 국가: 미국
  • 감독: 장 마르크 발레 
  • 주연: 제이크 질렌할, 나오미 와츠, 크리스 쿠퍼, 주다 루이스
  • 제작사: 
  • 개봉일: 2016년 4월 8일
  • 시간: 101분
  •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 시청: 넷플릭스

완전히 무너져야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순간들이 있다. 

가끔은 너무 당연했던 것들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남겨진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멍하니 현실을 바라본다. <데몰리션>은 그런 순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다. 너무나 사랑했던 것 같았던 사람을 잃었는데, 이상하리만치 아무 감정도 들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나는 정말 사랑했던 걸까? 슬픔은 어디에 있는 걸까?

 

줄거리

영화의 주인공인 데이비스는 누구보다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탄탄한 직장, 성공한 커리어, 그리고 누구나 부러워할 법한 결혼 생활. 하지만 어느 날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나서, 그는 이상하리만치 아무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슬픔에 잠겨 있지만, 정작 그는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는 자신이 낯설기만 하다. 오히려 병원의 자판기에서 과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사소한 일에 신경을 쓰고, 그 일에 대해 장문의 항의 편지를 보내는 등 엉뚱한 행동을 반복한다. 그런 그에게 고객센터 직원 카렌이 예상치 못한 공감을 보내며 연락을 취하게 되고,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진다. 한편, 데이비스는 감정을 찾기 위해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집 안의 가구를 부수고, 벽을 허물고, 심지어 직장에서조차 충동적인 행동을 하며 기존의 질서를 깨뜨린다. 그는 물리적인 파괴를 통해 감정을 다시 마주하고, 무너진 자신의 내면을 되돌아보려 한다.

 

파괴와 치유란

 

영화 속에서 말하는 파괴와 치유.
 영화에서 데이비스가 모든 것을 부수는 과정은 단순한 분노의 표출이 아니다. 오히려 그는 지금까지 자신이 쌓아왔던 것들, 그리고 당연하다고 여겼던 삶의 방식이 진짜였는지 의심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내를 사랑했었다고 믿었지만, 정작 그녀가 떠난 후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자신을 보면서 그는 혼란을 느낀다. 그리고 그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눈에 보이는 것들을 해체하기 시작한다. 그는 가구를 분해하고, 집을 허물고, 자신이 속한 세상의 구조를 무너뜨리면서 자신이 어떤 감정을 가졌는지 찾으려 한다.

이는 우리가 종종 경험하는 감정적 해체와 닮아 있다고 생각한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 괜히 책상을 정리하거나, 오래된 물건을 버리면서 정리가 되는 느낌을 받는 것처럼, 데이비스는 그 감정을 극단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감정을 쌓아두기만 하면 결국 어느 순간 터져버리고 만다. 그는 차라리 그 감정을 억지로 참지 않고, 가장 본능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며 자신이 무엇을 잃었고, 무엇을 다시 찾아야 하는지를 고민한다. 그렇게 모든 것을 해체한 후에야 그는 자신이 어떤 삶을 살고 있었는지를 비로소 깨닫게 된다. 우리는 때때로 무너뜨려야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물리적인 것이든, 감정적인 것이든, 모든 걸 부순 후에야 진짜 내 모습을 찾을 수 있는 순간이 온다.

 

 

느낀 점 

완전히 부숴버린 자리에서 다시 시작할 힘을 얻는 것은 결국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 데이비스가 파괴의 끝에서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었던 것은 카렌과 그녀의 아들 크리스를 만나면서부터다. 카렌은 세상에서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그녀 역시 삶의 문제를 안고 있고, 데이비스처럼 상처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 상처를 숨기지 않고 서로에게 털어놓으면서, 두 사람은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데이비스는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 스스로의 감정을 조금씩 꺼내고, 점차 자신이 무너진 이유를 이해해 나간다.

또한, 크리스와의 관계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세상과 단절된 듯한 크리스와 데이비스는 말이 필요 없는 유대감을 형성한다. 두 사람 모두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서툴고, 세상과 조금은 동떨어진 느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새로운 관계 속에서 데이비스는 비로소 자신이 다시 살아갈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가끔 모든 것이 부서졌을 때, 다시 세울 수 없을 것 같다고 느끼지만, 결국 새로운 인연과 시간 속에서 우리는 다시금 회복될 수 있다. 데이비스가 마지막에 깨닫게 된 것처럼, 완전히 무너져야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순간이 있다.

 “우리는 때때로 모든 걸 부숴야만,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