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괴물 소개 및 줄거리
- 장르: 드라마, 미스터리, 스릴러, 스포일러
- 국가: 일본
-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 주연: 안도 사쿠라, 나가야마 에이타, 쿠로카와 소야, 히이라기 히나타
- 제작사: 도호, GAGA, 후지 테레비, AOI Pro, 분부쿠
- 수입사: 미디어캐슬
- 개봉일: 2023년 11월 29일.
- 시간: 126분.
-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시청: 웨이브
줄거리(스포일러 포함)
영화는 싱글맘 사오리와 그녀의 아들 미나토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동네에 불이 나면서 아이들이 알수 없는 소문을 퍼트리게 되며, 그 소문은 점점 힘을 싣고 커지는 듯 보이는 모습과 더불어 뭔가 불안하고 불길한 느낌을 만들며 진행됩니다. 어느 날, 미나토가 학교에서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사오리는 담임교사 호리가 학대를 한 것이라 의심하고 학교에 항의합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뭔가를 숨기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며 명확한 답을 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야기는 단순한 학교 폭력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영화는 사오리, 호리, 그리고 미나토의 친구 요리의 시점으로 같은 사건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면서, 우리가 봤던 사실들이 어떻게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마지막 챕터에서 밝혀지는 미나토와 요리의 관계는 예상치 못한 감정선을 건드리면서, 단순한 피해자-가해자의 구도가 아닌 더 깊은 인간의 관계로 이야기를 확장시켜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스타일
고레에다 감독은 1962년06월06일생으로 1995년 영화 '환상의 빛'으로 데뷔합니다. 그는 책과 영화 다방면에서 본인 특유의 색을 그려냈습니다. 제가 고레에다 감독의 작품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사람 냄새가 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나 어느 가족에서도 그랬듯이, 이번 영화도 인간관계의 미묘한 감정선을 정말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이야기의 퍼즐 조각을 조금씩 맞춰가는 형식을 사용했는데, 이게 관객으로 하여금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게 만듭니다. 처음엔 ‘아, 이 교사 나쁜 놈이네’라고 생각했다가, 다음 장면에선 ‘잠깐, 뭔가 이상한데?’ 하고 다시 생각하게 되는 식의 구조. 다양한 인물의 시점을 교차적으로 보여주며 단순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유도하는 것. 계속해서 내가 무엇을 믿고 의심해야하는지 고민하게 만들며 영화에 집중력을 끌어내는 듯 합니다. 특정인물이 악역처럼 보이지만, 이야기가 전개 될수록 누구나 느낄 수 있을 법한 이야기로 진입해 가는 것 같았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건 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악입니다. 이 영화는 그의 유작이기도 한데, 피아노 선율 하나하나가 영화 속 인물들의 감정과 너무 잘 어우러져 큰 감동을 일으킵니다. 특히 클라이맥스에서 흐르던 음악은 진짜 눈물샘을 자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느낀 점
솔직히 말해서,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한동안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괴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계속 맴돌며,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 먹먹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영화가 처음 시작할 땐 가해자가 누구고 피해자가 누구인지 명확해 보였지만, 마지막에는 누구도 선악의 이분법으로 나눌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되면서 사람을 어떠한 틀에 넣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가장 마음이 아팠던 건 미나토와 요리가 서로를 이해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세상은 그들의 감정을 이상하다고 말하지만, 그들에겐 그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순수한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사회가 강요하는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이야말로 가장 잔인한 것일지도 모른다 생각이 들면서도 '괴물' 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을 이해가 되기도 하는 멜랑꼴리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괴물은 단순한 드라마가 아닙니다. 보는 내내 내가 얼마나 쉽게 사람을 판단하고 있었는지를 돌아보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때때로 가해자일 수도, 피해자일 수도 있다는 사실도. 보고 나면 가슴이 먹먹해지는 영화지만, 꼭 한 번쯤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과 다르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싶다면, 이 영화가 그 시작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호리와 미나토의 문제는 아니지만, 여러분의 삶은 어떤가요?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과 다르게 살아가고 싶으면서 정작 그 기준 안에서 살아가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자신이 자신에게 정해놓은 기준을 벗어나 조금 더 자유로운 삶을 살길 응원합니다. 저 역시 그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