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기란, 한 사람의 생을 통째로 들어 안는 일이다
대본을 처음 받을 때,
사람들은 주로 그 인물의 사건에 주목한다.
울어야 하는 장면, 화내는 장면, 고백하는 장면.
하지만 그 장면을 어떻게 표현할지를 고민하기 전에,
나는 먼저 묻는다.
“이 사람은… 어떤 하루를 살아왔을까?”
연기란, 감정 하나만 흉내 내는 일이 아니다.
한 인물이 지나온 삶 전체를 통째로 품는 일이다.
그가 어떤 말을 들어왔고,
어떤 상처를 숨기고 있으며,
왜 지금 이 말을 하게 되었는지를
진심으로 궁금해하는 태도.
눈물 한 방울조차
그 인물에게는 이유가 있다.
단지 “여기서 울어야 해”라는 지시가 아니라,
“여기까지 살아낸 그 사람이기에 흘리는 눈물”이어야 한다.
나는 한 인물의 고백 장면을 준비하면서
그 사람의 지난 생을 수없이 되짚었다.
대본에는 몇 줄밖에 없는 인물이었지만,
그 안에는 말하지 못한 시간이 있었고,
단어 하나에도 삶의 흔적이 배어 있었다.
그래서 연기는
대사의 음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내면을 오래 듣는 일이다.
잠깐 스쳐 지나가는 인물일지라도
그 하루를 정직하게 살아내려는 마음.
그게 진짜 연기라고 믿는다.
연기란,
그 사람이 될 수는 없어도
그 사람이 되어보려는 모든 시도를 담는 일이다.
한 인물의 생을 통째로 들어 안을 때,
비로소 그 장면은 진심으로 살아난다.
🎭 연기하는 당신에게 – 오늘의 질문
오늘 연기한 인물에게
내가 가장 미안했던 지점은 어디인가요?
그 사람의 마음을 끝까지 들여다보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