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기란, 감정을 따라 움직이는 용기다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앞설 때,
나는 오히려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표현하려는 순간, 감정은 도망쳤고
억지로 꺼낸 눈물은 아무에게도 닿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배웠다.
감정은 따라잡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기다리고 들어주는 것이라는 걸.
연기란, 감정을 따라 움직이는 일이다.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몸도 움직이지 않는다.
누군가의 말에 화를 내야 할 때,
정말로 그 말이 내 마음을 아프게 해야
진짜로 화가 날 수 있다.
그 감정은 타이밍보다 빠르게 오기도 하고,
또는 대사보다 훨씬 늦게 도착하기도 한다.
그래서 연기에는 기술보다 감정이 먼저다.
“지금 이 감정, 나한테 진짜인가?”
이 질문 없이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었다.
무엇보다 용기가 필요했다.
감정을 감추지 않을 용기,
억제하려는 몸의 습관을 멈추는 용기.
때론 울컥하는 마음을 그대로 보여줘도 괜찮다는 용기.
이건 무너짐이 아니라,
나의 진짜를 꺼내보이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연기는 저절로 몸을 움직인다.
어떤 말투, 어떤 손짓, 어떤 걸음걸이든
정해진 게 없는데도
감정이 그 방향을 알려준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이 장면, 어떻게 표현해야 하지?”라고 묻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묻는다.
“지금, 내 마음이 먼저 향하고 있는 곳은 어디인가?”
연기는 그 마음을 따라 한 걸음 걷는 일이다.
🎭 연기하는 당신에게 – 오늘의 질문
지금, 내가 가장 꺼내기 어려운 감정은 무엇인가요?
그 감정을 연기할 기회가 온다면,
내 안의 어떤 기억을 먼저 꺼내게 될까요?